FINISHED
1984
★★★★☆
정신이 안 좋아졌어요, 디스토피아의 대표작
이 책을 처음 읽을 때까지만 해도 솔직히 해봤자 얼마나 하겠냐 싶었다. 근데 씨발 유명한 이유가 있었다.... 나는 사실 1부까지 읽고 음? 이게 대체 뭔 소리야... 하면서 챗지피티랑 토론을 했었다. 그 내용은 대충 요약하자면... 통제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면 자유롭다. 그렇기에 트롤(최하층 계급)은 가장 자유로운 계급이다. 라고... 주장을 했었는데, 엔딩에서 이렇게까지 사람을 고문하고, 말을 따르게 만들고 세뇌하고 인간성을 포기하게 만드는 둥의 행위를 하면 어떻게든 자유는 통제받을 수 있구나.... 그래, 무엇보다도 결국 마지막에 윈스턴은 자신의 사상 자체를 통제 당한 채 그것을 알면서도 모르는 채로 사상이 바뀌어 죽게 된다. 이는 과연 행복이라 할 수 있을까. 1부만을 읽었던 시점의 나는 분명히 행복이라고 답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고문들과 인간성을 버리게 되는 모든 과정을 알게된 지금으로써는 과연 이것을 행복이라 말할 수 있을까.... 당장 내가 다른 사람들의 집안은 이렇지 않다는 걸 몰랐다면 나는 행복했겠지. 하지만 동시에 불행했을 것이다. 다들 이렇게 사는구나, 하고....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기에 오히려 나는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다들 이렇게 산다고 알고 있었다면 그 일말의 희망조차 없기에 역설적으로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이는 겪어보지 않았으니 모르는 일이다. 다만 1984의 윈스턴은 희망을 품고 있었다. 그러니까 나로 비유하자면 지금 이 상황에서 갑자기 억압받는 상황에 가깝지 않을까. 그것을 생각하자니 끔찍한 기분이 들었다. 무력감이 온 몸을 감쌌다. 만약 저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면, 그것이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하자면 그것보다 역한 일이 더 있을까. 조지 오웰의 필력은 정말 뛰어나다. 그의 책 중 한 권인 동물농장을 읽었을 때도 생각했던 것이지만, 정말 글이 잘 읽히고, 논리가 탄탄하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 논리는 솔직히 나는 완벽하지 않으니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글이 아주 설득력있다는 것이다. 후반부에 가서는 2+2=5라는 것에 나까지 그 이유를 탐색할 뻔 했다. 2+2=4라는 명백한 명제가 있음에도 윈스턴에게 더이상 2+2는 4가 아니라 5였다. 그것은 자신이 우매해서 알지 못하는 것일 뿐이었다. 이런 것이 우리 주변에도 얼마나 많은가. 당장 우리는 배우는 것을 '명제'라 믿고 배운다. 그 논리야 어떻게든 지어내면 된다. 물론, 1984에서만큼의 거짓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예 거짓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나? 당장 옆나라 일본에서만 해도 한국에 대한 식민지배 역사를 다르게, 그러니까 일본이 한국을 부흥시켜주었더니 한국이 반발한 걸로 가르치고 있다고 알고 있다. 심지어 일본인들은 그것을 철썩같이 믿고, 우리나라와 언쟁할때마다 꺼내들고는 한다. 이것이 빅 브라더에 의해 통제 받는 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우리는 매 순간 감시당하고 있지 않은가. 물론 1984의 세계에서만큼은 아니어도 우리는 늘상 CCTV에 의해 보여지고 있다. 밖에서 무슨 행동을 하는가에 대한 영상 촬영은 물론 우리의 안전을 위해서임은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어쨌든 감시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우리의 생활에 CCTV는 이미 익숙하고,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것이지만 1984 내에서의 텔레스크린과 어쩌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984 세계관 내에서의 텔레스크린은 그들의 삶에 당연한 것이었다. 익숙하고... 그렇다면 이것이 CCTV와 다를 점이라고는 그 범위만 있지 않은가. 나는 정말 집, 특히 내 방에서만큼은 나를 감시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적어도 이런 생각을 써내린다고 하여 어딘가로 끌려가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은 안해도 된다는 점이 정말 감사하다.
특히 인상 깊게 남은 장면은 그림이 떨어지면서 텔레스크린이 나타난 광경과 마지막 장면이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남은 궁금증은, 채링턴은 어떻게 되었는지, 오브라이언은 그럼 언제부터 배신을 때린건지, 끝내 줄리아는 어떤 경험을 했고 어떻게 되었는지, 윈스턴의 일기는 언제부터 적발되었는지(먼지까지 올려뒀다는게 너무 소름이었다.)... 이런 것들이었다.
분명 채링턴은 돈이 없어서 텔레스크린이 없다고 했다. 근데 사실 그림 뒤에 있었다니. 그렇다면 그것은 언제부터 있던 것이며 채링턴은 처음부터 우리 편이 아니었던 건지, 아니면 뒤늦게 생긴건지, 그것은 언제부터 보아왔는지... 그런 의문들이 남았다. 그런것은 책에서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다. 또한 줄리아가 진즉 배반했다고 하는 장면 역시 그렇다. 그렇다면 줄리아가 배반해서 윈스턴이 이런 피해를 당한 것인가? 아니면 그것은 그저 거짓? 줄리아는 어떤 고문을 당했지? 윈스턴과 같을까? 같다면 왜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윈스턴은 살이 오른 모습이고 줄리아는 구역질 날 정도로 비쩍 마른 해골의 모습이었지? 그 모든 궁금증에 대한 해답은 책에 나오지 않는다. 찝찝한 기분이다. 이런 찝찝함 마저 책이 유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나는 역시 모든 의문을 해결받는 편이 좋았다. 혼자서 공상하여 지어내는 것은 좋아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4점으로 채택했다.
오, 잔인하고 부질없는 오해여! 오, 저 사랑이 가득한 품 안을 떠나 제멋대로 고집을 부리며 지내온 유랑의 삶이여!
그는 자신과의 투쟁에서 승리했다. 그는 빅 브라더를 사랑했다.